사원에서 '매니저'가 되기까지
매니저, 책임매니저로 호칭을 단순화 했습니다.”
기아의 모든 직원들은 직급과 호칭을 갖고 있는데요. 기아는 직무 역할 중심의 네 단계 직급체계를 운영하고 있고, 호칭은 ‘매니저’ 또는 ‘책임매니저’입니다. 직급 변화 이전에는 직급이 곧 호칭이었고 ‘5급/4급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라는 직급 체계에 따라 우리에게 익숙한 ‘대리님’, ‘차장님’ 등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2019년 9월부터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문화 조성을 위해 과거 6단계의 직급을 ‘G1-G2-G3-G4’ 네 단계로 통합하고, ‘G1~G2’는 ‘매니저’, ‘G3~G4’는 ‘책임매니저’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과거 ‘사원~부장’까지의 직급은 연공서열 중심의 직급 체계로, 이로 인해 수직적이고 관료화 된 조직문화를 낳게 되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직급이 아닌 일과 역할 중심의 일하는 방식을 조성하기 위해 직급을 통합하고 매니저, 책임매니저로 호칭을 단순화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 기아의 직급체계)
다소 불편한 시작, 새로운 적응
일단 직급과 분리하여 ‘매니저, 책임매니저’라는 호칭이 새롭게 등장했고, 새로운 호칭으로 부르는 데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기에는 직급 차이에 대한 의식이 조금 남아있었기 때문에 사원과 대리를 똑같이 ‘매니저’로 불러도 될지 망설여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다른 회사의 경우 ‘매니저’가 총 책임자나 조직장을 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타 회사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본의 아니게 오해를 샀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변화 초기에는 대내외적으로 잠깐 혼란스러운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잘 정착되어 현대 기아의 수평적 문화를 대표하는 체제로 잘 자리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직급 및 호칭 단순화가 수평적인 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저와 직급 차이가 많이 나는 분들과 협업할 때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을 많이 고민했었는데요. 현재는 비교적 수평적인 관계에서 오로지 업무 자체만 생각하며 일하게 되어서 업무 효율성이 증대된 것 같습니다. 또한 이전에는 업무의 난이도나 중요도에 따라 암묵적으로 권한의 차이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직급 통합 이후에는 같은 실무자로서 자율성을 가지고 업무에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직급이 G1이든 G2든 ‘매니저’로 불리기 때문에 본인의 일에 더욱 더 책임감을 갖게 되는 효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급 및 호칭 변동을 하면서 승진 제도 역시 변동이 있었는데요, 가장 큰 특징은 승진 연한 및 승진 포인트제를 폐지했다는 점입니다. 과거 연공서열 중심 직급체계에서는 근속 및 연차 등이 승진 시 주요 고려 포인트였는데, 바뀐 인사제도 아래에서는 연공서열보다는 역량, 성과에 기반하여 승진 연차에 상관없이 능력 있는 직원이 승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모든 승진 발령을 전사에 공지했는데, 직급 통합 이후 매니저에서 책임매니저로 호칭이 바뀌지 않는 이상 승진 여부를 승진자 본인에게만 알리고 있습니다. 직급 자체보다는 역할과 업무 전문성이 핵심이라는 인사제도 개편의 기본 전제가 승진 제도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봐주시면 됩니다.
수평적인 근무 문화를 위한 노력
제가 속한 HR전략팀의 기본원칙은 ‘투명한 정보공유’입니다. 유연하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려면 서로 알고 있는 정보가 동일해야 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 팀은 일주일에 1회 이상 정보 공유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정보 공유 방식과 내용 역시 자유로운데요, 요즘같이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는 화상회의를 진행하기도 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차 한 잔씩 마시며 정보 공유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정보 공유 내용도 업무와 관련된 사항에서부터 업무 외적인 소소한 꿀팁까지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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