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을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한 사람을 그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특별함을 발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1월 뉴 기아 브랜드 쇼케이스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기아 로고가 공개된 이후, 새롭게 태어난 기아 브랜드를 공식적으로는 처음 선보이는 자리인지라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베일을 벗기고 나니 생각보다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로고와 사명뿐만 아니라 브랜드 지향점과 미래 전략 또한 변경되었기 때문이죠.
‘대들보에 바퀴를 달아라.’ 한 유통 대기업의 창업자가 한 말입니다. 고정된 사고를 움직여 변화하라는 의미인데요. 기아가 사명에서 ‘자동차’를 뗀 이유도 같습니다. 단순한 자동차의 물리적 이동을 넘어 영감의 출발점이 되는 기업으로 변화하고자 함이죠. 그리고 그 선두에 브랜드 전략팀이 있습니다. 수십년 이상 고수해 온 기아자동차의 이미지를 새로운 ‘기아’로 탈바꿈시키려 매일 고군분투하고 계시는데요. 브랜드전략팀의 이혜영 책임님을 모시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책임님! 브랜드전략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고객경험본부 브랜드전략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혜영 책임매니저입니다. 저희 팀은 팀명 그대로 기아라는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관리하는 ‘전략’을 담당하는 부서입니다. 또 우리 기아만의 브랜드 전략이 고객들에게 일관되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브랜드 자산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어요.
Q. 그래서 이번 ‘브랜드 리런칭’ 프로젝트도 맡게 되신 거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이기도 해요. 아무래도 경영층의 지원과 내부의 강한 의지가 기반이 된 프로젝트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도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했던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브랜드를 새롭게 수립해 볼 기회는 흔치 않잖아요.
‘기아’는 자전거 부품을 만들던 경성정공에서 시작하여 약 7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이동 수단을 제공해 왔어요. 거의 80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업을 유지해 왔다는 점은 저를 포함한 모든 기아 임직원분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부분인데요. 이렇게 오랜 시간 탄탄히 쌓아 온 기반을 토대로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결심을 한 것 자체가 굉장한 도전이었어요.
Q. ’브랜드 리런칭’ 프로젝트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비하인드 스토리도 궁금합니다.
사실 ‘전략 수립’이라는 업무는 눈에 보이는 실체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보니, 새로운 브랜드 전략의 구성 요소와 지향점을 규정하는 단계에서 가장 많이 고민했어요. 긴 고민 끝에 “기아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어떤 모습이 되고 싶다’라는 ‘What’에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 새롭게 태어난 기아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Why’에 집중했습니다. 고객들이 기아를 선택하는 근원적인 이유를 고려하기로 한 거죠.
사실 ‘브랜딩’에 대해 많은 서적이나 학술지가 정의하잖아요. 제가 정의하는 ‘브랜딩’은 ‘한 사람을 그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특별함을 발굴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브랜드 리런칭’ 프로젝트의 핵심도 원래 기아가 가지고 있던 요소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면서도, 새로운 영역에서의 특별함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또 그게 핵심이었고요.
Q. 고객이 기아를 선택하는 근원적 이유를 고려했다고 하셨잖아요. 브랜드 자산도 개발도 새롭게 하셨는데 같은 이유에서일까요?
네. 신규 브랜드 전략 수립과 더불어 고객들이 우리 기아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접점의 브랜드 자산 또한 이에 맞추어 새롭게 개발했어요.
작년부터 기아의 로고가 새롭게 바뀐다는 풍문이 많이 돌았었죠. 어찌 보면 ‘K, I, A 알파벳 세 글자를 대충 쓴 것이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디자인적으로 아주 미세한 부분들까지도 담당자들의 애정 어린 손길이 묻어 있는 저희의 소중한 로고입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치 않을 기아의 독창성과 자신감을 내포하고 있죠.
사명 또한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변경됐는데요. 이는 자동차 제조와 판매를 넘어 새로운 사업 전략에 기반하여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아의 의지를 담고 있어요.
기아를 대표하는 색상 또한 기존 빨간색에서 블랙/화이트 조합으로 변경하여, 시각적으로 새로움을 전달하는 동시에 새로운 비전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기아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접점들의 네이밍 체계, 공간에 대한 디자인 표준 수립 등 다양한 브랜드 자산들의 재편을 통해 일관된 기아 브랜드 경험을 지속해서 제공할 예정이에요.
Q. 사명이 ‘기아’로 바뀐 것과 ‘Movement that inspires’ 슬로건의 메시지가 이어지네요.
네. ‘기아의 존재 이유’를 보다 직관적으로 우리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문구가 바로 새로운 슬로건 ‘Movement that inspires’입니다.
자전거에서 시작해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이동’은 늘 우리 브랜드와 사업의 중심이었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도 변치 않을 우리만의 고유한 가치예요. 그래서 이번엔 한 발짝 더 나아가서 모빌리티 그 이상까지 영역을 확대하기로 했어요.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보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는 영감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외부 말고 내부에도 변화가 있었을까요? 앞으로의 발전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기아의 브랜드 목적을 중심으로, 앞으로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에 집중하여 모든 경영 활동과 의사 결정을 추진해 나가고자 해요. 대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 조직 문화 등에도 유기적이고 일관성 있게 적용될 예정입니다. 즉, 단순히 로고나 사명을 바꾸는 표면적인 변화만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변화’(Transformation)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거죠.
Q. 그럼 일을 하는 데 있어 영감을 줬던 조직문화나 일하는 방식이 있나요? 다들 기아의 조직문화가 딱딱하다고 오해하잖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입사했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직문화가 다소 보수적이고 딱딱했었는데요. 최근 몇 년 사이에 정말 많은 것들이 달라졌어요. 이런 변화에 ‘자율 복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데요. 격식을 차린 정장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의상을 자유롭게 입는 것만으로도 전체적인 조직 분위기가 보다 유연해지고 구성원들이 더욱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더불어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고객경험본부의 경우, 다른 본부 대비 회의를 많이 진행합니다. 함께 일하는 선/후배 및 동료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회의를 통해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림으로써 많은 영감을 받아요.
또 회사가 경력개발을 위해 여러 도움을 주고 있기도해요. 우선 개인별로 현재 하고 있는 업무와 향후 중장기 경력 개발 계획에 대하여 스스로 정리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매년 연말에 Career Profile 사내 이력서를 작성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태껏 내가 해 온 업무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향후에는 어떤 업무를 하고 싶은지에 대하여 정리하며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더라고요.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 외에 새로운 영역의 업무에 도전할 수 있는 제도로 Open Job Market 사내 공모제가 있습니다. 다른 부문과 협업하며 관심이 생기는 업무 분야가 생기면 도전할 수 있는 제도 또한 마련되어 있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기아 입사를 준비하는 미래 후배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요?
저는 개인적으로 ‘작고 소소한 사건들이 모여 큰 것을 이룬다’라는 말을 항상 하는데요. 입사 면접 시, 좌우명으로 이야기했던 문장이기도 합니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들었던 이야기 하나, 봉사활동이나 아르바이트에서 만났던 사람, 주말에 보았던 책이나 영화 등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아주 작고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모두에게 일어나잖아요. 별생각 없이 지나칠 수 있는 일들이지만 매 순간 마음 가는 대로 진심을 다해 대하다 보면, 하나하나가 쌓여 나라는 사람의 기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날이 갈수록 취업 시장에서 경쟁은 심화되고 최근 코로나19라는 큰 변수로 인해 더욱 힘든 상황이지만, 어떤 곳에서 어떠한 일을 하든 자신만의 생각과 중심을 가지고 있다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